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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va_tva 2024. 7. 27. 19:52
 
이윤기 신화 거꾸로 읽기(큰글자도서)
시대를 대표하는 소설가이자 탁월한 번역가, 신화 연구가, 고(故) 이윤기 작가. 작가정신에서는 이윤기 작가 타계 8주기를 추모하여, 그가 생전에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펼쳐온 소설, 에세이, 인문(신화)의 세 분야의 대표작 3종(『진홍글씨』, 『이윤기가 건너는 강』, 『이윤기 신화 거꾸로 읽기』)을 개정하여 출간하였다. 이번 개정판에서는 각 작품에 실린 의미를 현대적이고 미니멀한 감각으로 재해석하되, 이윤기 작가의 전방위적 사유와 인문 정신이 오롯이 담긴 표지와 판형으로 재단장했다. 이 땅에 그리스 로마 신화의 붐을 불러일으킨 이윤기가 제시하는 『이윤기 신화 거꾸로 읽기』는 기존의 신화 해설서가 교양지식으로서의 당위성만을 내세워 현실과 동떨어진 따분하고 지루한 설명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이 시대 삶의 현장에서 신화의 의미를 되살려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책이다. 저자 스스로 그동안의 저서 가운데 가장 대중적인 흡인력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한 『이윤기 신화 거꾸로 읽기』는 그동안 발로 뛰며 취재해온 각종 신화 관련 자료들을 집대성하여 현대 문명의 한복판에 고스란히 살아 있는 신화의 세계를 흥미진진하게 펼쳐내고 있다. 박물관, 의회 건물, 미술관은 물론이고 백화점, 과일 가게, 껌나무, 화장실 표지판, 군의관 계급장, 금강 역사 등 지금 우리 시대에 ‘생생하게’ 살아 숨 쉬는 문화현상에서 고대 그리스, 로마인들이 남겨놓은 풍부한 신화의 유산이 어떤 식으로 현대인과 현대 문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명쾌하게 보여준다. 서울 신세계 백화점의 외부 장식과 파리 과일 가게의 밑 뚫린 바구니에서 풍요의 뿔 ‘코르누코피아’와의 연관성을 읽어낸다든지, 군의관 계급장에 나타난 뱀의 상징이 그리스 신화의 아스클레피오스 신에 그 뿌리를 두고 있음을 추적해내는 뛰어난 통찰력은 이윤기가 왜 “이 시대 최고의 신화 연구가”로 불리는지 알 수 있게 해준다.
저자
이윤기
출판
작가정신
출판일
2020.06.30

 

 

이 책이 나오고 나서 언론에서 극찬을 하는 걸 보고 단박에 미련을 버렸다. 이상하게 언론에서 칭찬하면 거부감부터 든다. 다만 좀 특이하거나 내 기준에서 도움이 될 듯하다 싶으면 눈여겨 보기도 한다. 에인 랜든의 소설 「아틀라스」가 그 예인데, 읽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었다.

 

어쨌든 이 책도 시류에 영합한 그저 그런 그리스 로마 신화겠거니 생각하고 별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러다가 서점에 들렀을 때 내 앞에 떡하니 있길래 뒤적여 봤더니 그림도 컬러에 풍부하고, 내용도 제법 괜찮은 듯 해서 6학년인 막내를 위해서 사게 되었다. 막내한테 던져 주면서 "읽어!" 한 지도 한 달은 넘게 지난 것 같다.

 

물론 막내는 책 읽기를 죽을 만큼 싫어한다. 누구를 닮았는지 모르곘다. 우리 가족은 다 책 읽는 거 좋아하는데 말이다. 그래서 동생 방에서 머리도 식힐 겸 내가 집어들어 단숨에 다 읽었다. 어차피 다 아는 이야기니까 뭐 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작가가 신기하게 구분을 지어 놓았다. 신화를 이해하는 12가지 열쇠라... 저자가 제시한 12가지 방법은 신발로 보기, 신들의 세계의 탄생과 권력 다툼, 사랑으로 인해 일어나는 사건들, 생각 짧고 명예만 좋아하는 파에톤 이야기, 나무 이야기, 저승 이야기, 노래 이야기, 대홍수 이야기, 뱀으로 보기, 디오니소스 이야기, 화수분 이야기, 기억과 망각의 강 이야기이다. 신화를 좀 아시는 분이라면 고개를 갸우뚱 할 만하지 않은가. 무슨 기준인지 잘 모르겠다.

 

신발로 볼 때만 참신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 외에는 반복되는 이야기도 많고, 해석도 가장 기본적이고 짧게 해 놓았다. 게다가 연결이 엉성했다. 단편 단편 자신이 제시해 놓은 열쇠에 맞춰 신화를 노래하다 보니 시간상 순서도 뒤죽박죽이고, 같은 이야기가 반복될 수 밖에 없었으며, 빠진 이야기들도 많았다. 저자의 말마따나 '상상력의 힘'으로 이해해야 하나.

 

 

그러나 쉽게 읽힌다. 나름대로 감칠맛 나게 이야기 전개도 하고, 순수 한글을 사용하려 한 점도 눈에 띄었다. 삽화들도 많고, 아는 그림도 많아서 흥미를 자극했다. 초보자들이 읽기에는 괜찮은 신화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스 로마 신화. 문명이 있는 곳마다 신화가 있기 마련이지만, 그리스 로마 신화만큼 사람들에게 회자되고 많이 읽히는 신화가 있을까... 새삼 우리 신화에 대한 애정이 되살아났다. 단군 신화부터 잊고 있던 우리네 신들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보고픈 마음에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신화」를 다시 읽어 볼란다.